나의 이야기

그때 시절, 아 옛날이요

두타동천 2024. 8. 11. 11:05

<추억 놀이>

이런 사진이 있었구나.
예전에 역사 답사기 글을 다음 카페에 꽤 열심히 올렸었다.(그 카페는 역사나 인문학 관련 카페가 아니라 레져 스포츠 카페였다)
나는 그땐 페북이나 밴드등등을 몰랐었다.
카페에 글을 올리면 반응이 무척 좋았다.
역사 관련 공부를 따로 한적없는 나같은 사람이 쓴 '쉬운' 역사 글쓰기가 회원들에게 먹혔던 것같다.
더러는 매우 열성적이어서 어떻게 하면 역사를 당신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냐, 좋은 책 소개해달라... 등등 많은걸 요청하기도 했다.
적어도 그 카페에서 나는 뛰어나(?) 역사 선생님이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카페도 시들해져 아무리 좋은 글을 올려도 댓글이 열개 넘기가 어렵다.
세월 따라 관심이 바뀐 것이리라.

그렇게 시작한 답사기는 발전해서 내가 근무하는 축산식품 업계 전문 월가지 <미트저널>에 연재를 하게 되었다.

제목은 '고기쟁이의 우리 역사 답사기'였다.
매월 15매 정도의 원고를 정리해서 넘겼다.
19개월을 연재하다 스스로 중단했다.
직장에 매여있는 역사 비 전문가가 하기엔 너무 벅찼다.
그럼에도 나름 치열하게 공부하고 답사해서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보람있는 일이었다.

연재가 끝나고 그 원고를 버리기 뮛해서 다시 정리하고 몇꼭지 더 보태서 어떨결에 자비  출판으로 책을 냈다.
지금 읽어보면 부끄럽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다.
부족한거야 당연한 거지만 더 공부해서 더 좋은 책을 내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출판사를 찾아 담당자와 의논하며 출간을 망설이자 출판사 대표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 원고 좋은데 뭘 망설입니까?
평생 고쳐써도 만족할 수 없습니다.
우선 내고 다시 또 쓰면 됩니다.
왜 증보판이 나오고 개정판이 나올까요?
내고 나서 부족함을 메꾸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낸 사람과 안 낸 사람.
어느쪽을 선택하시겠습까.

참 이 책은 조금 더 찍어서 시판도 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책을 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등 여기저기에 깔렸다.
다음 카페 회원들과 지인들이 꽤 샀는지 놀랍게도 네이버에 금주의 베스트셀러로 무려(?) 2주간이나 선정돼 빨간딱지가 붙기도 했다.
눈밝은 유튜버가 책을 선정해 읽어주기도 했다
큰일이 벌어지는 줄 알았다.
근데 그거로 다였다.
한 6개월 지나자 잊혀졌다.

우리나라 역사 부문 책 판매가 얼마나 열악한지 알았다.
조금만 집중적으로 팔려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아래 사진은 카페 회원중 한분이 그때 막 깔린 책을 교보문고를 일부러 찾아가서 사서 카페에 인증샷으로 올렸던 것이다(오늘 사진첩을 뒤적이다 우연히 눈에 띠어 이글을 쓰는 중이다)

어떻게든 또다른 책을 쓰긴 해야겠는데 책을 내는 일이 고도의 집중력과 열정이 필요한 일이라 엄두를 못내고 이런저런 글을 끄적이기만 할 뿐이다.
막연하지만 나중에 소재로 써먹을까 해서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이런 책이라도 한권 내 이렇게라도 소회를 쓸 수 있고 많은 추억을 갖게 됐으니.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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