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
사랑의 콜센터를 보다~^^
오승근 조항조 강진 김범룡 진시몬 박구윤 특별 출연
☆
추억은 사소한 한 장면을 계기로 주마등처럼 이어진다.
산다는건, 결국 추억을 쌓는 일이다.
되짚어보는 일이다.
되짚어 그 한시절, 그립던 시절로 돌아가는 일.
그 일은 삶이 팍팍할 수록 달콤하다.
미스터트롯은 팍팍한 일상을 살아내는 군상들의 달콤한 추억을 되짚어주는 프로그램같다.
사람들이 지나간 한시절의 노래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던 나도,
유행을 멀리하지 못하는지라 어느새 보릿고개니, 막걸리 한잔이니 하는 노래는 나도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
어제의 일이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실내 연습장에서 땀꽤나 흘리고 돌아와 샤워후 시원한 막걸리 한잔 따라 들고 거실에 앉았다.
때마침 어부인(?)께서 미스터트롯 사랑의 콜센터를 시청하고 '계신다'~^^
평소같으면 관심없어 싫니좋니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이나 들여다 볼텐데 어제는 괜히 끌렸다.
따라든 막걸리도 마셔야하고 머리도 말려야했다.
그런데, 그만 홀딱 빠져 끝날때까지 다 봤다!ㅡㅎ
임영웅이나 영탁이 유명한거야 다 아는 일이지만
거기에 오승근, 강진, 조항조, 김범룡, 진시몬 등이 나와 경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헛헛한 빈속에 마신 막걸리는 이내 온 몸을 이완시키고, 저들의 달콤한 노래는 혈관을 따라 몸속으로 차곡차곡 쌓여들기 시작한것이다.
저 '원로가수'들과의 쌓인 인연도 켜켜이 풀려나와 한잔으로 허기만 달래려는 막걸리는 병채 나오게 됐다.
그중, 김범룡.
내 청춘의 한가운데 강렬하게 남아있는 가수다.
찾아보니 60년생이다.
80년대 초 내 청춘에 화인처럼 남아있는 그.
'바람바람바람'으로 시작한 그의 노래는 '겨울비는내리고'에서 이른 정점을 찍었다.
어느해인지는 정확치 않으나 그 해 겨울,
저 노래, 겨울비는내리고를 들으며 술깨나 마셨다.
좋게 얘기하면 낭만적이고 좀 달리 얘기하면 다분히 감상적인 나는 자그만 계기에도 쉽게 가슴이 달떠서, 그시절 술맛에 깊이 빠져있던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술꽤나 마시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다.
책을 보다가도 감동스런 대목에 이르면 책을 덮고 거리를 배회하며 그 감정에 빠져 결국은 술집으로 스며든다.
그렇게 스며든 술집에는 으례히 겨울비는 내리고가 흘러나왔다.
그 누구인가 내게 찾아와
나를 바라보는 애닲은 눈동자
비를 맞으며 우뚝선 모습
떠나려하는 내님이련가.
바보같지만 바보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통속적인 가사이지만
젊은 가슴엔 자극이 컸다.
다들 그랬던것일까?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내가 아는 김범룡은 저기까지이다.
그이후 나는 김범룡이 어떤 곡을 불렀는지도 잘 모른다.
저노래 하나로 김범룡은 나에게 화인처럼 새겨졌다.
신인 가수들과 '묵은 가수'들이 경합과 협연을 벌이는 퍼포먼스를 보면서 가슴이 말랑말랑해져 나는 지나간 시절의 달콤한 기억의 강을 허우적거렸다.
저시절에도 분명 고단한 일이 있었을 것이나 지나고나니 달짝지근한 당의정에 쌓여 견딜만했고 또 약이 된듯하다.
고로 현재는 버텨내야 하는 숙제다.
숙제는 늘 어렵고 버거우나 어떻게든 해내는게 인생이다.
더러 오답을 적기도하고, 엉거성하게 풀기도 했지만, 결국은 지나갔다.
지나간것은 아쉽지만 꼭 서럽지만은 않다.
고로 살아내는 일이 그 어떤 명제보다 앞선다.
살아낼일이다.
살아내서 지나간 시절을 자극하는 저런 티비 프로를 보면서 더러는 한을 삭이고,더러는 즐거움을 불러오며 술한잔 마시며 지금을 살아내는 힘을 기를 일이다.
오승근도 아픔이 있었을것이고
조항조나 강진도 아픔을 견뎠을 것이고
젊은 나이에 인기의 정상에 섰던 김범룡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제 육십이 넘은 김범룡을 보면서 옛날을 추억하는 나도
"아니, 김범룡이 저렇게 늙었어?"하며
그만큼 늙어가고 있을 것이다.
꿈은 앞날로 가되
추억은 저런 달콤한 추억이 참좋다.
왜 저 프로그램이 인기인지 이제사 알겠다~^^ㅎ
덕분에 오랫만에 늦게까지 티비에 빠져
거기에 같이 마신 막걸리로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많이 무겁다.
아하,
저만한 일탈에도 어느새 내 몸의 반응은 이처럼 빨라지는구나.
김범룡만 나이 먹는게 아니였구나^^^
https://youtu.be/9CMn0N3ff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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